인도 증시, 기업 실적 둔화로 하락세 지속 전망

인도 증시, 기업 실적 둔화로 하락세 지속 전망

인도 증시의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5위 경제 대국인 인도의 성장 둔화와 기업 이익 감소,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대표 지수인 니프티 50(Nifty 50) 지수는 약 13%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아시아 증시와 글로벌 신흥 시장 지수가 약 2% 하락한 것과 비교해 훨씬 가파른 하락폭이다.

2025년 들어 인도 증시, 주요 글로벌 시장 대비 부진

이번 하락세의 주요 원인은 인도 상장기업들의 이익 성장 둔화다. 증권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0~12월 분기의 니프티 50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은 5%에 그쳤다. 이는 2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3분기 연속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문 것이다.

이러한 실적 둔화는 높은 물가와 소득 증가율 둔화로 인해 도시 소비 수요가 약해진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인도의 경제 성장률도 2025 회계연도에 6.4%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최근 4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탁 뮤추얼펀드(Kotak Mutual Fund)의 주식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하샤 우파디야야(Harsha Upadhyaya)는 “기업 이익이 예상치를 밑돌고,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수익률이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 약세, 3월까지 지속될 가능성 높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던 경제 중 하나였던 인도가 성장 둔화에 직면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대규모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2024년 초부터 9월 증시 최고점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을 121억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그러나 이후 250억 달러어치를 매도했으며, 2025년이 시작된 이후에만 123억 1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발표된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조사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들의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은 최근 2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순 투자 비중은 -19%로 나타났으며, 이는 아시아 국가 중 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아시아태평양 시장 투자 심리를 분석한 자누스 헨더슨(Janus Henderson Investor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사트 두라(Sat Duhra)는 “최근 중국 증시의 반등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인도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이익 증가 둔화, 증시 반등 제한될 전망

인도의 경제 성장 둔화는 기업 이익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는 자사가 분석하는 기업의 51%에 대한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또한 JP모건(J.P. Morgan)은 2026 회계연도에 대한 기업 실적 기대치가 여전히 과도하게 높다고 평가했다.

사트 두라는 “약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장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실적 부진을 용인할 여지가 적다”고 분석했다.

고평가된 주식 시장, 추가 하락 가능성은?

니프티 50 지수는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니프티 50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0배로, 지난 10년 평균과 유사하지만 아시아 국가 중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개선이 뚜렷해지기 전까지 인도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