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두 가지 승부수: 2026시즌 외국인 트리오 확정과 ‘마황’이 증명한 끈기의 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두 가지 승부수: 2026시즌 외국인 트리오 확정과 ‘마황’이 증명한 끈기의 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차기 시즌을 위한 전력 구성을 발 빠르게 마무리지으며 동시에 그라운드 위에서는 끈질긴 승부 근성을 보여주고 있다. 구단은 내년 시즌을 책임질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했다는 소식과 함께, 최근 경기에서 보여준 선수단의 놀라운 응집력을 통해 명가 재건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새로운 원투펀치와 검증된 타자, 2026시즌 외인 구성 완료

롯데 구단은 우완 투수 엘빈 로드리게스(Elvin Rodriguez)와 제레미 비즐리(Jeremy Beasley), 그리고 기존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Victor Reyes)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로드리게스는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2026시즌 거인군단의 마운드를 책임지게 됐다.

27세의 로드리게스는 지난 2023~2024시즌 일본 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활약한 뒤, 지난겨울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무대를 두드렸다. 올 시즌 밀워키와 볼티모어를 오가며 빅리그에서 19⅔이닝을 소화했으나 20실점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일본 무대에서의 경험은 그의 강점이다. 특히 2024시즌 NPB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해 45⅓이닝 동안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아시아 야구 적응력을 증명한 바 있다.

또 다른 영입 자원인 제레미 비즐리 역시 일본 무대 경험이 풍부하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애리조나와 토론토 등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그는 최근 3시즌을 한신 타이거스에서 보냈다. 한신에서 3년간 평균자책점 2.82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둔 비즐리는 비록 지난 시즌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으나, 여전히 빅리그 재진입 가능성이 거론될 만큼 구위가 살아있다는 평가다.

타선에서는 검증된 자원인 빅터 레이예스가 총액 14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3년 연속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레이예스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고 1,275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39, 출루율 0.390, 장타율 0.493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과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5시즌 간 활약했던 그는 KBO리그 입성 후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자리매김하며, 인센티브를 제외한 보장 금액만으로도 3년 동안 335만 달러를 수령하게 되는 잭팟을 터뜨렸다.

“포기는 없다” 1회 5실점을 뒤집은 사직의 드라마

구단이 발 빠르게 내년 전력을 꾸리는 동안, 선수단은 그라운드에서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실천하며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는 롯데가 추구하는 팀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준 한 판이었다.

경기 시작은 암울했다. 롯데 선발 벨라스케스가 1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며 1회 초에만 대거 5점을 헌납했다. 상대 선발이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었기에 패색은 더욱 짙어 보였다. 그러나 더그아웃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1회 실점 직후 베테랑 정훈이 선수단을 불러 모아 “포기하지 말자, 하나씩 따라가자”며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웠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마황’ 황성빈이었다.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을 이끌었다. 황성빈은 “정훈 선배님의 말씀을 듣고 선수들이 다시 집중력을 발휘했다”며 “1회 말 1점을 따라가고, 2회에 3점을 추가하면서 타이트한 경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베테랑의 리더십과 황성빈의 집념이 만든 역전승

롯데는 3회 동점을 만든 뒤 5회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9회 말 김민성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며 12대 11의 짜릿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롯데는 5위 경쟁의 불씨를 되살리며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황성빈은 올 시즌 후반기 들어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았음에도, 준비된 자세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선발로 나가지 못할 때도 벤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타석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악착같이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의 역전승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롯데 선수단 전체가 활기를 되찾았고, 팀 특유의 응집력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황성빈은 “오늘 경기는 우리 팀이 가장 좋았을 때의 응집력을 다시 보여준 경기”라고 강조하며 “어떤 상황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 우리 팀의 정체성이다. 시즌 끝까지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