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의 주요 미술관과 문화 기관에서 스페인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중요한 복원 작업과 전시회가 연이어 열리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걸작이 본래의 색을 되찾았으며,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에서는 27세대 여성 화가 마루하 마요의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되었습니다.
프라도 미술관, 벨라스케스의 ‘펠리페 4세 기마상’ 본래의 빛을 되찾다
프라도 국립 미술관은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의 가장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인 ‘펠리페 4세 기마상’의 복원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634년 말에서 1635년 초 사이에 제작된 이 작품은 미술관 복원 프로그램의 후원 기관인 이베르드롤라 스페인 재단의 지원 덕분에 4개월간의 정밀한 복원 과정을 거칠 수 있었습니다.
복원을 담당한 마리아 알바레스 가르시얀은 이번 작업의 목표가 시간의 흐름과 과거의 부주의한 처리로 인해 손상되었던 작품의 풍부한 색채와 본래의 구성을 되찾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반적인 보존 상태는 양호했으나, 누렇게 변색된 바니시, 측면 띠 부분의 심한 탈색, 그리고 원작의 중요한 디테일을 가리고 있던 덧칠과 스투코(벽토)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가르시얀은 “아마도 지금 우리는 벨라스케스와 그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만이 볼 수 있었던 모습 그대로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복원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역사적 문제 해결과 섬세한 복원 과정
이번 복원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벨라스케스 자신이 왕국의 방(Salón de Reinos) 건축 구조에 맞춰 캔버스 형식을 조정하기 위해 덧붙였던 측면 띠를 처리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왼쪽 하단 모서리는 과거 출입문 개방을 위해 변형되었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후 왕궁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이 분리되었던 조각이 다시 꿰매졌고, 그 봉합선이 눈에 띄게 남아 있었습니다. 이번 복원팀은 이 봉합선을 제거하고 해당 부분을 보강하여 시각적 경험을 방해하는 요소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그림은 본래 부엔 레티로 궁전의 왕국의 방을 장식했던 작품으로, 군주의 초상과 군사적 승리를 묘사하여 왕조의 연속성과 정치적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복원된 작품은 빌라누에바 건물의 12번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으며, 미겔 팔로미르 관장은 “이번 복원을 통해 벨라스케스의 절대적인 거장다운 솜씨와 그가 티치아노에게서 받은 영향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여성 화가 마루하 마요 재조명
한편,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에서는 ‘마루하 마요: 가면과 컴퍼스’라는 제목으로 27세대 화가 마루하 마요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습니다. 보틴 재단과의 협력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에서는 아방가르드 예술계에서 페미니스트적 시각과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고발을 담았던 그녀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합니다.
전시회는 마루하 마요의 삶과 작품을 연대기 순으로 따라가며, 회화, 스케치, 드로잉, 습작, 메모 등 약 200여 점의 작품을 통해 그녀의 예술적 여정을 총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세르반테스 문화원, 바르가스 요사 헌정 사전 출간
이와 더불어, 세르반테스 문화원은 페루 출신의 노벨상 수상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기리는 ‘바르가스 요사 사전: 한 작가를 묘사하는 100개의 단어’를 출간했습니다. 이 사전은 ‘사랑’, ‘자유’, ‘대화’, ‘유토피아’, ‘아레키파’ 등 그를 가장 잘 정의하는 단어들을 통해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특별한 헌정 사전입니다.